한국말산업고등학교 몽골 유학생 3명이 10월 10일 렛츠런파크 서울 88승마장에서 열린 '2026년 제10회 한국마사회장배 한국장제사챔피언십' Class 1 Novice Plain Stamp Hind 종목에서 전국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차지했다. 수상자는 모두 2학년 몽골 유학생으로, 1위 소가르자브 냠-어치르, 2위 더르즈, 3위 달라이 학생이다. 한 학교 같은 학년 학생 3명이 한 종목의 시상대를 모두 채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냠-어치르 학생은 1학년이던 지난해 제9회 대회 Class 2에서 1등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정상에 오르며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한국마사회가 주최하는 한국장제사챔피언십은 국가자격을 갖춘 현직 장제사부터 말 관련 대학과 특성화고 학생까지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제 기술 경연대회다. 국제 장제사 대회와 같은 종목 체계와 평가 기준을 적용하며, 국내외 마스터 급 장제사들이 심사를 맡는다. 올해 대회는 6개 종목으로 치러졌다.
Plain Stamp Hind 종목은 제한 시간 30분 안에 평철을 달궈 두드리고 구부려 정해진 규격의 뒷발 편자를 완성해야 한다. 편자의 대칭과 곡선, 못 구멍의 위치와 각도, 마감 상태까지 정밀하게 심사한다. 이날 시상식에는 우희종 제39대 한국마사회장이 참석해 시상자로 나선 학생들과 악수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번 성과는 단계적으로 이어져 왔다. 한국말산업고는 2022년 제6회 대회에 처음 출전해 3위에 입상했다. 이후 2023년 제7회 대회 전 종목 입상, 2024년 제8회 대회 다수 종목 입상, 2025년 제9회 대회 Class 2 1위를 거쳐 출전 5년 만에 한 종목 1·2·3위를 석권했다.
성과 뒤에는 모교 졸업생 출신 장제사 두 사람이 있다. 제1회 졸업생 주승태 장제사와 제2회 졸업생 노두현 장제사는 모교 장제실습장에서 정규 장제 수업과 주 3회 저녁 방과후 장제반을 맡아 후배들을 지도해 왔다. 주승태 장제사는 2019년 제5회 전국챔피언십 장제사대회 인터미디엇 클래스 Plain Stamp Hind 종목 1위, 2024년 제8회 대회 Class 7 1위에 올랐다.
주승태 장제사는 "7년 전 제가 1위를 했던 종목에서 후배들이 시상대를 모두 채우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며 "아이들이 한국어도 서툰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망치 잡는 법부터 하나하나 따라 하며 매일 저녁 화덕 앞을 지켰다. 상은 그 시간이 만들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제사는 손재주만으로 되는 직업이 아니다. 말의 다리를 다루는 일이라 무엇보다 인성과 성실함이 중요하고, 하루 종일 허리를 숙이고 망치를 드는 만큼 체력과 끝까지 버티는 근성이 필요하다"며 "손재주가 좋고, 바른 인성과 성실함을 갖췄으며, 체력과 근성이 있는 학생이라면 장제사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런 학생은 모교에서 제가 끝까지 책임지고 키우겠다"고 말했다.
노두현 장제사는 "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장제사가 필요하다. 기술만 확실하면 평생 직업이 되고, 자격을 갖춘 뒤에는 직접 개업할 수도 있다"라며 "후배들이 대회에서 보여준 실력이면 졸업 후 현장에서도 충분히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제사에게 장제를 가르친 스승은 한국말산업고 산업체 우수 강사를 지낸 이상범 장제사다. 이상범 장제사는 "제가 가르친 승태와 두현이가 이제는 스승이 되어 전국 1·2·3위 제자를 길러냈다니 이보다 더 큰 보람은 없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냠-어치르 학생은 "단순한 쇳덩이가 말의 발에 꼭 맞는 편자가 되기까지, 늦은 시간까지 실습장에 남아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몽골에서 함께 온 친구들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더 기쁘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마스터 장제사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더르즈 학생은 "몽골에서는 어릴 때부터 말과 함께 자랐지만, 편자를 만드는 일은 처음이었다. 반복해서 연습하니 편자가 점점 모양을 갖춰 갔다.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달라이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기술로 한국의 전국 대회에서 상을 받아 큰 자신감이 생겼다. 다음 대회에서는 더 높은 곳에 오르겠다"라고 말했다.
김희헌 교장은 "화상과 굳은살을 훈장처럼 여기며 묵묵히 망치를 두드린 학생들의 노력이 오늘의 영광을 만들었다"며 "선배 장제사가 후배를 길러내는 선순환이 우리 학교의 가장 큰 힘이다. 학생들이 장제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글로벌 영마이스터로 성장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장은 "이번에 입상한 학생들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 단계 더 높은 Class 3에 도전해 성인 장제사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도록 단계별 지도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지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국말산업고등학교는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공식 지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인정하는 전국 6개 고등학교 양성기관 가운데 하나다. 학교는 2026년 11월 23일부터 11월 26일까지 2027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입학 문의는 한국말산업고등학교 교무실(061-860-8020)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