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80만원으로 생활하는 기초생활수급자가 15년 동안 10차례에 걸쳐 중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1500만원을 기탁했다. 전남 나주에 사는 강연석(72) 씨다.
강 씨는 15년 전부터 1~2년 간격으로 영산중학교에 장학금을 냈다. 100만원씩 7차례, 2023년과 2025년 각 250만원, 올해 300만원 등 모두 1500만원이다. 생활비를 아껴 적금을 들고 그 돈으로 장학금을 마련했다.
장흥 출신인 강 씨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로 복무했다. 군 생활 중 연세대 대학원에서 전산정보 분야 석사과정을 마쳤다. 건강 문제로 소령으로 예편한 뒤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잠업 농사를 지었다. 탐진댐 건설로 삶의 터전이 수몰되자 나주로 이주했다.
이후 그의 삶은 더 고단해졌다. 망막증 수술 뒤 시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당뇨 합병증으로 발목을 절단했다. 현재는 용산동의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며 기초수급비 40만원과 장애인 수당 40만원 등 한 달 80만원으로 생활한다.
강 씨는 “국가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는 만큼 나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큰돈은 아니더라도 학생들에게 힘이 되는 일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장학금을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생보다는 중학생들에게 주는 것이 내 형편에 더 맞겠다고 생각했다”며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모아 학생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산중학교는 강 씨의 뜻에 따라 성적 우수자 외에 가정형편이 어려우면서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을 선발해 ‘강연석 장학금(미래인재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영산중학교 송창걸 교장은 “금액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교육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송 교장은 “강연석 선생님의 장학금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삶의 태도와 책임, 나눔의 가치를 직접 보여주는 살아있는 인성교육”이라며 “넉넉해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학생들과 교직원 모두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장학금을 받은 한 학생은 “처음에는 장학금을 받게 돼 기뻤지만, 기부하신 분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른 학생들을 위해 계속 장학금을 내주셨다는 사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나도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린 학생들의 미래를 응원하고 있었다”며 “나중에 나도 받은 도움을 다시 누군가에게 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 씨의 일상은 소박하다. 점심은 복지관에서 해결하고, 여가시간에는 인터넷으로 바둑을 둔다. 바둑 7단 실력이다.
강 씨는 지금도 장학금 기탁을 멈출 생각이 없다. 그는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 학교에 장학금을 내고 싶다”며 “학생들이 형편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